"학원 수 1,900개 vs 1,300개, 동탄이 대치동을 넘었다"

'사교육 1번지'라는 말은 오랫동안 서울 대치동의 것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집계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경기 화성시 동탄(행정동 9개)의 입시·교과 학원은 총 1,962개로, 대치동(행정동 3개·1,293개)보다 많았어요. 행정동 개수는 대치동의 3배지만, 정말 그것만으로 이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반도체가 만든 학원 수요 

동탄에 학원이 이렇게 많아진 배경에는 인구 구조가 있어요. 화성시의 학령인구(7~18세)는 올해 7월 기준 13만 8,763명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인구 대비 비중(13.9%)이 가장 높아요. 그리고 화성시 학생의 절반 이상(7만 2,084명)이 동탄에 살고 있죠.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젊고 소득 높은 가구가 몰려온 결과예요. 동탄 역세권 상권은 이제 대부분 학원가로 채워져 있고, 2층부터 꼭대기까지 학원만 들어선 건물, 학원이 20개 넘게 입점한 건물도 여럿이에요. 한 중학생은 "국영수 학원 3곳을 다니는데 친구들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라고 말할 정도예요.

공대가 의대만큼 매력적인 동네 

대치동이 의대 진학을 최우선으로 놓는 분위기라면, 동탄은 조금 결이 달라요. 반도체 산업 호황과 부모의 직장이 반도체 대기업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도 공대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요. 한 국어학원 원장은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안 되면 공대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어요. 부모 세대가 반도체 회사에서 성과급을 받는 모습을 지켜본 아이들에게, 공대는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거예요.

학원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교육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진 않겠지만, 적어도 동탄의 학부모들에게는 학원 하나 상담받고 등록하는 것조차 대기가 기본이 될 만큼 수요가 뜨겁다는 건 분명해요. 실제로 역세권 중심가의 한 단과 학원은 40명 정원 수업 반이 13개까지 늘어났다고 해요. 대치동이 오랜 시간 쌓아온 '1타 강사'와 상위권 카르텔의 학원가라면, 동탄은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새로운 유형의 사교육 메카라고 볼 수 있겠어요. 앞으로 동탄의 학원 수가 대치동과의 격차를 얼마나 더 벌릴지, 지켜볼 만한 대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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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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