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학원 보면 다들 "아깝다" 하고 끝나는데, 이 남자는 거기서 매달 월세를 받는다

 당신이 지나가다 셔터 내려간 학원 건물을 본다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저기 원래 학원이었는데 망했나 보네."

딱 거기서 생각이 멈춘다. 그리고 다음 골목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셔터 내려간 건물 앞에서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리고 실제로 계약서를 쓴다. 6백만 원 남짓한 돈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나도 처음엔 그랬다. 인테리어 업체에 견적만 받아도 몇천만 원이 우습게 나오는 게 현실 아닌가. 근데 이 사람은 그걸 해냈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세 번째다.


이 사람, 그냥 운 좋은 케이스 아닌가?

이런 글을 보면 다들 이렇게 생각한다.

"어차피 이 사람은 원래 부동산이나 인테리어 쪽 경력이 있었겠지."

"나는 자본금도 없고 그런 눈썰미도 없는데 무슨."

"영상 편하게 찍으려고 좋은 물건만 골라서 보여준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나도 똑같이 의심했다. 그런데 실제로 강원도 원주까지 직접 찾아가서, 계약 직전의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 사람 이름은 강태공. 법인 사업 초급반부터 차근차근 배워서 공유오피스 사업을 시작했고, 1호점, 2호점을 이미 운영 중이다. 그리고 오늘, 3호점 계약을 앞두고 있다.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세 개의 지점을 만든 것이다. 특별한 배경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본인 입 스스로도 "1호점 할 때는 정말 지식이 없는 상태로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건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방법의 문제였다.


왜 하필 '망한 학원'이었을까

공간임대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건 딱 두 가지다.

저렴한 고정비, 그리고 최대한 적게 드는 인테리어 비용.

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물건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달한 곳이 폐업한 학원이었다. 이유를 알고 나면 무릎을 치게 된다.

첫 번째, 이미 방이 나눠져 있다.

공유오피스 사업의 핵심은 결국 '작은 방을 여러 개 만들어서 각각 임대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학원은 원래 강의실 단위로 칸막이가 되어 있다. 처음 현장에 들어갔을 때 "딱 들어왔을 때 칸막이가 이렇게 싹 돼 있네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게 없으면 벽 공사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두 번째, 방마다 에어컨이 이미 달려 있다.

이것도 그냥 지나칠 부분이 아니다. 방을 8개, 10개 만든다고 치면 냉방 설비만 새로 놓아도 수백만 원이 깨진다. 근데 학원 건물은 강의실 특성상 방마다 개별 에어컨이 이미 설치돼 있다. "이것도 두 번째 포인트였습니다"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하다

이번에 계약한 원주 물건의 조건은 이렇다.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0만 원, 관리비 없음. 전용 면적은 약 50평 (건축물대장 기준 53평). 평당으로 환산하면 2만 원이 채 안 된다.

인근 시세는 보통 100만 원에서 많으면 120만 원 선. 심지어 여기는 관리비까지 없다. 상가 임차를 할 때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게 임대료만 보고 관리비를 안 본다는 점인데, 프라자 상가는 관리비가 임대료 못지않게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물건은 그 리스크 자체가 없는 셈이다.


그럼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는가

여기서부터가 진짜 핵심이다. 돈 없이 사업한다는 사람들의 흔한 착각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버틴다"인데, 이 사람의 방식은 다르다. 기존 시설을 최대한 살리되, 딱 임팩트가 큰 부분에만 돈을 쓴다.

  • 바닥은 걷어내지 않고 그 위에 데코타일로 덮방 시공
  • 벽은 도배, 외벽은 페인트 도색
  • 천장도 함께 도배하면서, 올드한 형광등을 매립형 LED로 교체
  • 문틀과 문짝은 철거하지 않고 필름 시공 + 청록색 포인트 컬러로 마감
  • 샤시는 상태가 괜찮아서 청소만
  • 블라인드만 교체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 걸 '되살리는' 작업이다. 이게 인테리어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방법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따로 있다.

에어컨을 버리지 않고 살리는 방법.

방마다 있는 낡은 에어컨을 새것으로 교체하려면 대당 수십만 원이 우습게 깨진다. 근데 전문 업체에 청소와 도색을 맡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7평형 기준 대당 11만 원. 여덟 대를 한꺼번에 맡기면 총 88만 원 정도로, 거의 새 제품 같은 상태의 에어컨 여덟 대를 확보할 수 있다. 에어컨 한 대 새로 사는 값으로 여덟 대를 살리는 셈이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방마다 개별로 인터넷을 신청하면 회선 비용이 방 개수만큼 곱해진다. 대신 1기가 회선 하나만 신청해서, 랜선 공사로 각 방에 허브처럼 뿌려주면 방 여덟 개, 열 개를 하나의 회선으로 커버할 수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초고속 인터넷을 부담 없이 쓸 수 있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정비가 줄어든다. 양쪽 다 이득을 보는 구조다.


공간을 보는 눈이 다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앙에 넓게 비어 있는 공간을 보고 "여기에 방을 하나 더 만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임대할 방 하나가 곧 매출 하나이기 때문에, 같은 평수 안에서 몇 개의 방을 뽑아내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동선도 마찬가지다. 기존 출입문 위치를 그대로 두면 복도를 새로 내야 해서 공간이 그만큼 손실된다. 하지만 출입문 자체를 옆으로 옮기면, 복도 없이도 모든 방을 다닐 수 있는 구조가 나온다. 손실되는 면적이 줄어드는 만큼, 그 공간에 방을 하나 더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결국 수익률 차이로 이어진다.


왜 하필 원주였을까

지역 선정에도 이유가 있다. 원주는 인구 약 33만 명으로 강원도 안에서는 꽤 큰 도시다. 그런데 그 인구 규모에 비해 공유오피스, 비상주 사무실의 공급은 다른 도시보다 적은 편이다. 수요는 있는데 경쟁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뜻이다.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게 있다고 한다. "비상주 사업자를 내고 싶은데 매장이 필요 없는 사업자가 정말 많다"는 것. 이게 처음 시작할 때는 몰랐던 시장이었는데, 직접 운영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수요가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됐다고 한다.


결국 이 사업의 본질

1호점, 2호점, 3호점까지 오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얻은 확신은 하나로 요약된다.

저렴한 고정비, 최소한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투자금을 줄이면, 지점을 늘릴 때마다 수익이 하나씩 하나씩 쌓인다는 것.

거창한 사업 계획서나 대단한 자본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남들이 "저긴 망했네" 하고 지나치는 자리에서, 이미 갖춰진 걸 최대한 활용하고 딱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는 것. 그게 전부였다.

당신이 지금 어떤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유가 자본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이미 있는 걸 살려서 쓸 줄 아는 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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